2009-01-27
Change the Battle Field
MS, Google, Intel, IBM, Adobe, Dell, Sony, Sanyo... 놀라운 감원 쯔나미는 겨우 시작일 뿐이다.
성장 동력이 없거나 멈춘 국내 게임 회사들이, 직원 월급을 못주고 있다는 첩보가 속속 입수되고 있다. 정말 대충 예상해본 것들이 슬슬 현실로 다가 오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나마 반가운 소식은 게임이 불황에도 웃음지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산업이라는 뉴스 정도다.
혹자는 힘들 때일수록 몸집을 줄이고 직원 교육에 투자하라고 조언하지만, 내가 사장이라도 그건 쉽지 않은 일이다. 마구 사람을 잘라내고 있는 서구 기업들은 과연 바보라서 그러는 걸까. 그럼 우리는 이 추운 겨울을 어떻게 견디어내야 할까? 개인적으로도 선 거두절미 후 줄탁동시를 시행해야 한다고 본다. 즉,
- 무엇보다도 가장 먼저 바보 C급 인재들을 내보낸다. 기회 비용을 고려해 봤을 때, 무작정 열심히 일하는 C급 인재야말로 회사의 최대 적이다. 덤으로 불만분자들도 함께 처분하면 더욱 좋다. (뜨끔!!)
- A급 리더들은 쓰다듬어주기만 해도 알아서 잘 할테니, 웅크리고 있는 B급 인재들에게는 인센티브 강화 같은 당근과 **** 등의 채찍을 제공한다. 개인적으로 테라의 공개된 영상에 많은 감명을 받았는데, 외부의 공격(?)이 내부의 결속을 강화시킨 좋은 예가 아닐까 한다.
- 돈, 지식, 노하우, 그리고 열정적인 핵심 인재들 등 축적할 수 있는 모든 리소스들을 아껴서, 더욱 더 길어질 겨울에 대비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겨울은 10년짜리다.
- 부동산 난개발과 같은 불필요한 중복 개발을 자제하고, 제대로된 게임을 최대한 빨리 출시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다진다. 이걸 갖춘 회사만이 10년을 살아남을 게다. 결과적으로 개발을 투명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애자일 프로세스의 전사적 도입도 좋은 방법이 되겠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오히려 반감만 불러일으킬 확률이 99.999% 되겠다.
- 무엇보다도 전장 플랫폼을 바꾼다.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처럼, 하고 싶어 하는 것보다는 잘하는 분야를 계속 파나가고, 그걸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전략은 어떨까. 돈먹는 하마인 MMO, 다 비슷비슷한 캐주얼, 횡스크롤 액션..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가 쉽지 않은 건 알고 있는데, 너무 멀리서 찾다가 피같은 돈을 다 날려먹으면 곤란하다. 물론 와우를 능가하는 MMO를 만들어서 년간 1조씩 벌어들여도 되겠지만.
뻔한 이야기를 시니컬하게 쓰면 다들 우러러 보는 게 요즘 트렌드이길래, 나도 덩달아서 비스무리하게 써 봤다. 그러나 요즘은 불유쾌한 예언을 하는 자가 잡혀 들어가는 세상인지라, 또 쓸데없이 오해 크리나 받지나 않을까 해서 고이 모셔뒀었는데, 오늘 또 ING 7천, 필립스 6천, GM 2천 등 총 7만명짜리 GLOBAL JOB CUTS 이 있었다길래 어째 으스스해서 공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