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08

Company Capitalism

[caption id="attachment_2253" align="alignnone" width="300" caption="오늘 업어온 따끈따끈한 노랑둥이"]오늘 업어온 따끈따끈한 노랑둥이[/caption]

EBS 다큐멘터리 "신뢰가 자본이다" 에 따르면, 국부의 80%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ism) - 구성원들이 상호 신뢰를 통해 자발적이며 솔직하게 협력해서 이루어내는 능력-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여러 파트와 유관 부서로 구성된 게임 개발 프로젝트도 비슷한 규칙이 적용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믿음직스럽지 못한 입코딩 개발자가 와서 "이러 저러한 이유로 A안으로 가야 한다"라고 말하면, 금방 A안의 약점을 머리속으로 리스트업해서 "그 안은 이러 저러한 문제가 있는데 생각은 해봤으며 대안이 있느냐?" 라든지  "이상적인 경우에는 맞는 이야기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라고 하다가, 소모적인 논쟁 또는 감정 싸움이 발생하거나 어색한 침묵이 흐르다가 결국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고 서로 뒤돌아서서 욕만 하는 걸로 끝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반명 전적으로 믿고 있는 개발자가 비슷한 이야기를 꺼냈다면, 열의 아홉은 그가 내가 지금 막 떠올린 약점조차도 이미 파악했을 것이며, 문제가 생기더라도 어떻게든 해결할 것이라는 암묵적 신뢰 속에 동의하지 않을까. 후자 쪽이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해 신속하게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보통 게임 개발은 실력보다는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는게 아마 이런 이야기를 두루두루 일컫는 말일 게다. 싸가지없는 천재 개발자보다는 평범해도 성실한 개발자를 리더들이 선호하는 이유도 비슷할테고. (그래도 난 성실한 천재 개발자가 좋다. 후후)

자. 여기까지 동의하신다면, 조직의 리더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를 상상해보자.

보통 A급 개발자들을 케어하고 B/C급 개발자들은 폭주할 때까지 안심하고 버려두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다만 개개인의 역량의 높낮이나 멋진 프로세스,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근태 체크보다 중요한 것이 있지 않을까. 예를 들면, 어디에서 신뢰의 고리가 깨졌으며, 그 고리를 잇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에 대한 고민 말이다. 자주 신뢰를 깨뜨리는 개발자는 능력을 떠나서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하며, 실무는 물론 팀 내외적으로 연결 고리 역할에 충실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유무형의 인센티브를 줘야 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 몇 년째 중재자 - 네트워크 이론에서 허브의 역할을 하는 - 의 도입에 대해서 강력하게 주창하고 있는데,  '현실적인 이유로' 잘 먹혀들지 않고 있는게 사실이다. ^^;;

요즘 이 허브의 역할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연구 중인데, 조만간 아래와 같은 이야기들을 잘 풀어서 정리해보고 싶다.

  • 강력한 신뢰 네트워크를 가진 허브들이 흔들릴 때가 바로 조직의 위기이다..
  • 어떤 조직을 흔들려면 허브를 공격하면 된다..
  • 튼튼한 팀을 꾸리거나 재정비할 때에는 기존의 허브를 공략한 후, 강력한 대형 허브를 하나 더 얻는다..
  • 불만쟁이 허브는 재빨리 제거한다..

이렇게 쓰다 보니 웬지 내가 그런 허브인 듯 하지만, 사실은 그냥 거대 허브 몇 개에 빨대를 꽂고 연명하는 말단 이파리(leaf)에 불과한 개발자일 뿐이다. 헷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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